[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차 빼세요"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실종된 주민들을 여전히 수색 중인데요, 사회2부 황규락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Q. 안타깝게도 7명이 실종신고가 접수됐습니다. (2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갔다가 벌어진 일이죠?
당시 상황을 정리해드리면요.
포항에는 태풍의 영향이 어제 밤 늦게 시작됐습니다.
폭우가 오다보니까 아파트 관리실에서 오늘 오전 6시 반쯤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달라'고 안내방송을 한 겁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이 지하주차장에 가서 차를 빼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차장에 물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당시 지하주차장에 갇혔다가 빠져나온 주민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주민]
"방송이 차 빼라고 나오니까 평지 주차장이 이만큼 차더라고. 지하 주차장 내려가서 10분 이상 (물이) 이만큼 오는데 (차) 문이 안 열리네. 소리 지른 사람 많더라고. 나는 나오니까 이만큼 찼더라고 난 죽었어요. 문 안 열어줬으면…"
Q.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왜 그 당시에 차를 빼달라고 했을까요?
당시 포항의 강수량을 보시면 그때 상황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포항에는 오늘 오전 6시부터 7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사고가 난 지역 바로 옆의 포항 구룡포에서는 한 시간에 110mm의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아파트에서도 갑자기 비가 많이 오니까 새벽에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달라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주민]
"새벽에 물 차기 전에 방송했잖아. 물이 금방 찼어요. 물이 약간 있을 때 방송했는데, 물이 금방 들어왔어요"
이 아파트는 총 6개 동에 479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아까 주민 싱크에서 '차 빼란 방송이 나오니 금방 평지 주차장이 찼다'고 했었잖아요. 출입로가 1곳이다보니 주민들이 한꺼번에 차를 빼려면 병목현상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겁니다.
Q. 어쨌든 지하 주차장에 내려갈 수는 있었으니까 주민들이 갔을텐데, 정말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나보죠?
=예 맞습니다. 비가 한 번에 많이 와도 배수만 잘 되면 괜찮을텐데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CG2) 여기 지도를 보여드리면요. 해당 아파트 바로 옆으로 하천이 흐르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하천은 바로 바다와 연결돼 있는데요. 아파트에서 도로만 하나 건너면 바로 하천인데다가 문제가 된 주차장 입구가 하천 쪽에 있습니다.
폭우로 인해 갑자기 불어난 하천이 지하주차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주차장 침수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구조의 다른 포항 아파트에서도 60대 주민이 지하주차장에 고립됐는데, 실종신고 6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Q. 일단 지하주차장에서 빨리 물을 빼야 안에 어떤 상황인지를 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빠지는 속도가 더딘거에요?
이건 지하주차장 구조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주차장에는 경사 진 출입구가 있고요.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출입구도 하나 밖에 없는데요.
물이 지하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입구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많은 물이 주차장에 고여있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소방 대원들이 펌프 6대를 동원해서 물을 퍼내고 있지만 그 양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걸렸고요.
배수 작업은 오늘 밤에야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Q. 포항은 사실 힌남노의 출구 근처였거든요. 여전히 세긴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위력이 약해지고 있었는데, 어쩌다 포항이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 겁니까?
이번 폭우는 태풍으로 인해 만들어진 나선형의 비구름대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원래는 이 비구름이 태풍의 방향을 따라 이동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움직이지 않고 어제 밤 내내 포항 위에 머물렀습니다.
그렇다보니까 포항에 집중적으로 비가 왔고요.
전국으로 따져도 제주를 제외하면 포항에 가장 비가 많이 왔습니다. 이렇게 한 밤 중에 많은 비가 오다보니까 대처할 시간도, 방법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종 상태인 주민들 부디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아는 기자 황규락 기자였습니다.